일반 중국 선교 세 번째 이야기(하얀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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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도시
중국 하얼빈 공항에 도착했다. 처음이 아닌 두 번째 방문하는 도시. 그리고 온통 눈으로 뒤덮인 하얀 도시.
문득 목사님의 설교 말씀 중 한 부분이 떠오른다. 아담이 아니라 예수님, 가인이 아니라 아벨, 에서가 아닌 야곱... 첫 번째가 아닌 두 번째... 물론, 처음 방문과 두 번째의 방문이 이 설교의 내용과는 아무 상관이 없지만, 그저 내 마음 속에는 첫 방문 때 보다, 두 번째인 지금의 방문에 더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램이 생긴다.
온통 하얗다. 새 하얗다. 그냥 도시 전체가 그렇다. 워낙 추운 곳이고 눈도 많이 내리는 곳이어서 내린 눈이 녹지도 않을뿐더러, 겨울 내내 내리는 눈이 그냥 그렇게 방치되어 있고, 그리고 그 위에 끊임없이 눈이 내린다. 그러니 도시를 덮은 하얀색을 지울 수 있는 것이 없다. 다른 빛이 조금이라도 생길라 치면, 곧 내리는 눈이 덮어버려서, 결국 다시 흰색으로 바뀌고 만다. 그래서 여긴 온통 흰색이다.
주의 은혜가 이와 같지 않나 생각해본다. 온통 허물뿐이지만, 내 허물이 전혀 문제되지 않을 정도의 차고 흘러넘치는 은혜가, 내 허물을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게 만드신다. 그 분을 만나기만 하면... 내가 그분을 주인이라고 고백하기만 하면...
선교사님이 우릴 맞이하셨다. 반가운 얼굴이다. 따거다. 그런데 조금 야위셨다. 혈색도 안 좋아 보이고...
지난 번 방문 때 우리를 기다렸던 것은 조그만 마을버스 같은 것이었는데 (이 버스는 의자와 의자 사이가 좁고, 좌석이 직각을 유지하고 있어서, 여러 시간 - 이곳에서는 “조금”이라는 시간 단위로 쓰임 - 앉아 있는 것이 여간 힘든 게 아니였다.), 오늘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택시였다. 우리나라의 “액센트”와 같은 차종이다. 지난 번 보다 몸은 분명히 편안한데...
방금 전 온 천지가 하얗다고 했는데, 그 말에는 심지어, 차가 다니는 ‘도로’도 포함이 된다. 더 정확히 말하면, 도로의 구분이 없다. 차가 다니면 도로다. 차선도(중국은 희한 하게 차선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눈 속에 묻혀 있어서 구분이 불가능 하다. ‘도로’라기 보다는 빙판에 더 가깝다. 그런데 그 도로를 택시기사는 아무렇지도 않게 씽씽 달린다. 이 정도의 도로 사정, 그리고 이 정도의 내리는 눈이면, 우리나라에서는 차에 체인을 감지 않으면 운행이 불가능하고, 속도는 지금 이 차의 절반이 되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도로전체가 막혀서 엉망이 되어야 할 상황이다. 그런데 여긴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일상의 도로와 전혀 다름없다. 그리고도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 신기한 일이다. 눈길 위의 총알 택시라... 몸은 분명히 지난 번 보다 편안한데, 마음이 영 불안한 것이...
차가 하얼빈공항 주변을 떠나 하얼빈 시내로 진입하자 여기저기서 빙등(얼음으로 된 등)이 눈의 띤다. 지금 이곳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빙등제’가 한창이다. 하얀 도시를 배경으로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빙등들이 서로를 향하여 그 빛을 반사하며, 그 반사된 서로의 빛을 섞고 있는 모습이(잠깐 본 것만으로도) 참 장관이 아닐 수 없다. 출국할 때 그렇게 고생스럽게 왔으면서도, 이곳에 도착하니 정말 쌩뚝맞게 ‘빙등제’를 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참 어처구니없다. 내가 여기 왜 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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