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중국 선교 열 다섯 번째 이야기(전부이신 하나님 )
페이지 정보

본문
숙소로 돌아와서 씻고 음식을 먹으니 몸이 조금씩 살아나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 선교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선교지에서 못 먹고, 못 씻고, 못 자고... 이런 저런 고생한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난 오히려 선교지에서 더 편안하게 생활하고 있다. 조금은 죄스럽기까지 하지만, 여하튼 생각했던 것 보다, 잘 씻고, 잘 자고, 무엇보다 잘 먹고...
집회가 끝나고 나서 숙소에 도착해 보니,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음식이 있었다. 이른바, 중국에서 즐기는 ‘대하(大蝦).’... 한국에서도 잘 먹지 못했던 대하를 이곳에서, 그것도 선교지에서 먹고 있다. 헤헤. 이것 참 미안해서리... 죄송해서리... 뭐, 주시면 먹어야지, 어떻게...
이곳 따제의 고집은 참 대단하다. 하기야 지금 생각해보면, 그 정도 의지가 있어야 이 험한 곳에서 살지 않나 싶기도 하다. 선교지에서 그저 차려주는 밥 먹기가 미안해서, 한국에서 늘 하던 대로 설거지를 조금 도우려고 했더니, 한사코 만류하신다. 그런데 이건 만류해서 될 일이 아니다. 며칠 째 장정 20명분의 음식을 준비하고, 치우는 일이라는 것이,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따제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분명히 몸살 날 일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온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게다가 손님에게 설거지를 시켜 본 일도 한 번도 없으셨다고 하니, 고집을 꺾으시든지, 아니면 몸살이 나시든지, 둘 중 하나는 분명하게 발생할 것이다. 절묘한 방법, 몰래하는 것이다. 헤헤. 따제 모르게...
늦은 저녁의 성대한 대하 만찬 후에 사람들은 제각각 자신의 시간을 갖기 위해 이 동네로 나갔고, 난 계획대로 몰래 설거지를...
지금까지의 선교 이야기에 소개하지 않은 아이가 하나 있는데, 따제의 딸 00이다. 이 녀석의 처음인상은 ‘북풍(찬바람)’이었다. 처음 이 아이와 나눈 대화를 기억한다. 두 번째 집회를 준비하려고 급하게 움직일 때 눈이 마주쳤는데, 그냥 모르는 척 하기가 그래서 말을 걸었다.
“이름이 모니?”
“00 이요(조선족의 말투는 북한의 말투와 거의 흡사한데, 냉정하게 짧게 군더더기 없이 말할 때는 그 차갑기가 말로 할 수 없다.)”
‘어라, 이 녀석이랑 친해지는 일은 만만치 않겠는 걸...’
어찌난 차갑게 느껴지던지, 더 이상 말을 건 낼 수도 없었다. 그냥 바쁜 척하고(실제로 정신없이 바쁘기도 했지만) 그 자리를 피했다.
하지만 이곳에 도착한지 이틀을 넘기지 않고 친해져 버렸다. (친해지는 과정은 생략하기로 한다.) 친해지고 나서 물어보았다.
“00 에게 하나님은 어떤 분이시니? (이런 질문은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질문은 아니다. 단지 이곳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니, 이야기를 나눌 많은 시간이 없다. 그래서 짧고 굵고 직접적으로 물어 보았다. 그런데, 조금도 주저 없이 대답이 나온다.)
“ 전부예요 ”
‘ 쩝... ’
사람들이 다 나가고, 00 이와 둘이서 설거지를 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 하면서... 따거 이야기, 따제 이야기, 00 이 이야기, 00 이 꿈, 희망 이야기... 설거지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도 있다. 역시 난 수다에 강한가 보다.
수다 2부가 이어졌다. 단지 그 대상이 바뀌었는데, 바로 따제다. 수다라기 보다는 한편의 감동어린 간증이었다. 00 이의 영어 공부 이야기로 시작된 따제와의 이야기는 어느 새 이곳에서 따거와 따제의 사역이야기로 옮겨 갔다.
“ 하나님일은 사람 뜻대로 하면 안 됩니다. 간사해서도 안 됩니다. 이곳에서는, 절대적으로 (하나님을)의지하지 않고, (하나님 일에)사람생각이 들어가면 꼭 큰일을 치룹니다...... 사람을 의지해서 인지, 한 번은 일이 잘못 꼬여서, 우리를 도와주는 모든 손길과 끊어졌던 일이 있었습니다. 정말 막막했지요. 이곳의 일은 도움의 손길이 없이는 안 되는데, 모든 길이 막혀 버렸어요.... 어느 날 밥을 하려고 보니 쌀이 떨어졌더군요. 그저 물에다가 고추장 조금 타서(당시 탈북자 8명을 보호하고 있었을 때의 일이다.) 그 분들에게 식사를 나누어 주는데... (당시 생각이 나셨는지 흐느끼시며 말을 못 잇고 계신다.)...”
“ 이렇게 기도를 했습니다. ‘하나님 전 못 입고 못 먹어도, 굶어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이분들은 하나님께서 제게 맡겨준 사람들인데 이 분들 만큼은 먹여야 하질 않겠습니까...”
이 얘길 하면서 사모님은 또 말을 잇지 못하셨다. 물론 듣고 있는 나도 마음 추스르기 쉽지 못해, 결국 같이 울면서 그 시간을 보냈다. 나보다 남을, 나보다 사명을, 나보다 맡기신 생명을 소중히 돌보는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왔다.
‘하나님께서는 이 분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실까...’
새벽 3시다. 이곳에서 보통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저녁 9시 정도이고, 새벽예배 시간은 4시, 아이들 등교 시간은 6시라고 하는데, 새벽 3시면 그냥 밤을 새버린 것이다. 따제 왈,
“외부에서 이렇게 손님들이 오면 꼭 이렇게 하루는 밤을 새요. 호호호.”
몸은 작지만, 참 큰 사람이다.
nanhee: 참으로 세세한 부분을 들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많은 기록을 남기고 긴 선교후기를 느끼게 해주니 고맙습니다!!!솔직히 다른 분들의 이야기도 듣고 싶은데...금진씨 외에는 아무도 올리지 않는군요..은혜는 금진씨 혼자 받으신것은 아닐텐데.....조금 아쉽군요... -[10/21-00:45]-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에바다단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