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중국 선교 세 번째 이야기(낮은 데로 임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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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공항 도착(2004년 9월 24일)
하얼빈 공항에 도착했다. 이것으로 난 올해만 두 번 중국을 방문하게 된 셈이다. 올 봄 우연찮게 4일 간의 여유가 생겨서 북경을 방문하게 되었다. 세계의 중심이라고 자부하는 미국의 언어인 영어를 가르치는 교사의 입장에서,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에 대한 느낌을 갖고 싶어서였다.
난 중국에 관한 안 좋은 선입견이 있다. 무식하게 땅덩어리만 큰 것이, 대체적으로 무식하고, 지저분하고, 사리 분별없이 무대포처럼 말하고 행동하고, 시끄럽고, 그런데다가 어줍잖게 인구 많다고 자존심만 세고... 그런데 올 봄 북경을 방문했을 때 이런 선입견이 참 많이 없어졌다. 무식하게 땅덩어리만 큰 것이 아니라 그 땅덩어리를 다스릴 줄 아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식하다면 도무지 지을 엄두도 낼 수도 없는 화려하고도 장엄한 건물들, 그리고 그런 문화를 만든 중국이라면 충분히 자존심이 강할 수 있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저분하다는 것과 시끄럽다는 것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문제이다.
한자 문화권이라는 것은 참 불편해 보인다. 바로 앞에 컴퓨터를 두고도 옆에 종이를 따로 두어 입력작업을 거치는 어설픈 현상을 연출한다. 컴퓨터를 눈앞에 두고도 이용 못하는 꼴이란... 그러고도 통관의 일을 맡고 있는 관리들의 고자세는 영 꼴 사납다. 일처리도 미숙하고... 여기가 국제공항이란다... 참.... 내 이중적인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들을 사랑하기 위해서 와 놓고서는 이들의 안 좋은 면만 계속해서 보고 불평하는 내 꼴이란... 내가 한심해 진다. 그래도 참 맘에 않드는 나라다.
만남
오래 동안 보지 못했던, 에바다 공식 중국 파견 단원 승덕이를 만났다. 다들 반가움에 들떠 한참이나 시끄러웠다. 반갑기는 한데, 작은 몸집이 더 야위어 보여 마음이 좋지 않다. 그냥 보기만 해도 얼마나 고생하는지가 보인다. 쨔식... 반가움에 들떠 인사를 나누는 동안 후진 비행기에서의 일들은 어느새 우리 기억 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는 서서히 에바다 특유의 집중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버스에 오르고 나서는 찬양을 다듬어 보고 맞추어 보고 확인해 보고 하면서 서로를 즐거워한다. 그리고 그렇게 집회를 준비해 가고 있다.
이곳의 선교사님을 만났다. 김00 전도사님이신데, 얼핏 보기에도 수더분하고 옆집 아저씨 같은, 겸손하고도 편안한 인상이다. 중국 땅에서 만난, 처음으로 느낌이 좋은 사람이다. 이 분과는 또 어떻게 동역이 이루어질 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고 궁금해진다.
이곳 하얼빈 공항에서 우리의 최종 목적지 목단강시 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린다. 문제는 이 “조금”이라는 단위가 땅 좁고 성격 급한 우리나라와는 그 뜻이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인데...
“목단강까지지 고저 시간이 조~금 걸립네다. 고저 한 다섯여 시간 가면 되갔지요.”
다들 놀라고 만다. 이젠 정말 정말 중국식으로 생각하고 중국식으로 느끼고 중국식으로 5일을 살아야 하나 보다. '조금'이라...
이윽고 차가 출발했다. 어느 정도 차가 달리니, 차창 밖으로 광활한 대지 위에 휘영청 밝은 달이 떠올라 있는 것이 보였다. 아직 다 차지 않아서 둥그스름한 달이다. 우리가 돌아갈 때 즈음이면 꽉 찰 달이다. 이곳에서의 집회를 마치고 돌아갈 때 내 마음도 달처럼 꽉꽉 들어찼으면 좋겠다. 주께서 맡기신 일들을 남김없이 다 해냈다는 충만한 느낌으로, 그리고 그 일을 이루신 하나님으로 말이다. 빈틈없이...
시간이 얼마 지나자 우리를 실은 차가 하얼빈 시내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건물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일단 건물은 무지막지하게 크다. 북경에서도 같은 느낌이었는데, 중국 사람들은 일단 무조건 크게 건물을 짓나보다. 하기야 많이 인구가 한꺼번에 이용하려면 커야겠지... 도시에 불빛이 많지 않다. 서울처럼 환한 밤이 아니라, 정말 밤 같은 도시의 밤이다.
그리 밝지 않은 도시임에도 불이 환하게 켜져 있는 곳은 서민들의 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가게들이다. 자신의 평범한 일상을 사랑하는 사람들, 힘들여 일하는 사람들, 낮은 사람들, 성실한 사람들,... 건강한 민초들의 삶이다. 그리고 그곳을 지탱해주는 곳은 늦은 시간까지 바쁘고 환하다.
늘 그곳에 진리가 숨어있나 보다. 새벽까지 밤을 세워가며 자신의 일을 성실히 해낸 목동들이 그리스도의 별을 보았듯이, 늘 낮고 충실하고 겸손한 곳에 진리가 임하시는가 보다.
누나: 참 맛있다. 글들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현장감이 참 진솔하게 느껴진다. 게다가 자상함까지... -[10/01-01:03]-
nanhee: 참으로 많은 것들을 보았군요,...우리 주변에도 숨어 있는 성실함이 많죠...좋습니다.!! -[10/01-17:33]-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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